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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군사관후보생(ROTC) 컴퓨터공학도에게 좋은 선택일까 ? 본문
필자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학군사관후보생(ROTC)를 거쳐 육군 장교로 복무했다. 현재는 육군 중위로 전역하여 보안 업계에서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다. 이번 컬럼에서는 학군사관후보생(ROTC)이 컴퓨터공학도에게 좋은 선택인지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우선 필자가 학군 장교로 복무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하면 필자는 중/고교 시절부터 조직의 대표가 되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을 좋아했고 한국전쟁, 북한의 무력도발과 관련된 영상 및 영화를 보며 국가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장교로 임관하여 병력들 앞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국가에 기여하고자 장교가 되기로 결심했다.
장교가 되기 위해 대학교 선정에 앞서 학군단 설치 유무를 확인하고 지원했다. 대학교에 입학 후 장교의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해군 학사 1회, 육군 학군후보생(ROTC) 2회 지원 끝에 합격하여 후보생이 되었다.
꿈에 그리던 학군후보생이 되었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평소 부족했던 운동량으로 체력적으로 힘이 들었고, 군사훈련과 학업을 병행하며, 전공 학업에 입단 이전보다 소홀해지게 되었다. 그 결과 이전보다 떨어지는 학점과 소홀해지는 연구실 활동에 학과에서 따가운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탈하게 전역하고 취업을 한 시점에서 장교의 길을 후회하느냐에 대한 질문의 답은 무조건 NO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컴퓨터공학도로서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군 복무를 마친 후 취업을 하면서 느낀 장교복무의 장/단점에 대해 정리해보고 이야기하고자 한다.
필자가 육군 장교(정보통신)으로 복무를 하며 느낀 장단점은 아래와 같다.
장점 1. 용사(병사) 대비 높은 급여로 목돈 마련 유리함.
22년 기준 병장은 676,100원 소위 1호봉 봉급은 1,755,500원이다. 봉급이외에도 각종 수당(야근, 정근, 성과상여, 명절상여 등)은 별도로 지급된다. 물론 사회초년 연봉대비 낮은 금액이지만 의무복무 기간 동안의 급여를 비교하면 용사 대비 높은 급여를 받아 목돈 마련에 유리하다. (덧붙여 필자의 생각은 용사의 급여는 더 높여야 한다고 생각함.)
장점 2. 복무 시간(08:30 ~ 17:30) 외 퇴근으로 개인 시간을 갖을 수 있음.
용사와 다르게 간부는 근무시간 외 본인의 개인 독신숙소로 퇴근하여 개인 자유시간을 갖을 수 있다. 본인의 개인 PC를 이용하여 개발공부와 더불어 개인공부를 할 수 있고 개인 여가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다만 야근이 잦은 부대, 격오지근무, 교육훈련이 있을때는 불가능하다
장점 3. 소/중대장으로서 약 30명의 부하를 이끌며 리더십을 기를 수 있음.
임관 후 대부분 소대장으로서 녹색견장을 차고 약 30명의 부하를 지휘하게 되는데 약 30명이라는 인원은 사회에서 부장급의 인원이다. 임관 이전에 사회에서도 고교시절에는 반장, 전교회장을 통해 리더십을 경험 할 수 있고 학부시절에는 과대부터 학생회장까지 경험할 수 있지만 군에서의 리더십은 이전에 경험했던 리더십과 다르게 나의 행동이 조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나의 지휘행동으로 인해 조직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내 지휘능력이 남들에게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전에 사회에서 경험한 리더십과는 다르게 내 조직원들이 나의 지휘에 대해 주목하고 있고 내 지휘능력이 직관적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타인 또는 자의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이다. 실제로 필자가 취업준비를 진행하며 면접과정에서 대부분의 기업이 이러한 점을 높게 평가하고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다.
장점 4. 사회생활 (업무 처리능력, 타부서와의 소통 및 협력 능력)을 경험할 수 있음.
필자는 사회생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이 업무능력과 소통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경험한 군에서의 업무강도는 생각보다 높았고 혼자서는 절대로 업무를 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각종 전술훈련, 체력단련, 기타 작업 등으로 육체적인 업무와 행정서류 작업, 교육 훈련 준비 등의 행정적인 업무 그리고 병력과의 소통 시간을 갖는 등 글로 전부 명시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업무와 강도 높은 업무를 수행한다. 업무에는 적시적인 순간에 수행해야 하는 골든타임과 정해진 기한에 끝내야 하는 데드라인이 존재한다. 군 경험을 통해 업무의 골든타임과 데드라인을 지키기 위해 일의 경중완급을 판단하여 수행하는 능력을 갖게 해준다. 또한 군 조직에 지휘자(관)또는 참모 기능 업무를 수행하며 주어진 업무를 완수하기 위해 가깝게는 대대급 멀리는 육군 본부 관계자와 협력하여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의견을 조율하고 협력하는 경험을 통해 소통 능력을 항상 시킬 수 있다. 필자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자로서 타부서(품질경영, 기술팀, 타 개발팀) 등과 소통하고 일정을 조율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단점 1. 학군 사관후보생 기간동안 학과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내가 속해 있는 학군단 일과 기준으로 07:00까지 집합하여 1시간 가량 기초 체력단련을 하고 주 1회 군사학 수업을 받는다. 이외에도 각종 교육 및 임관종합평가가 있다면 별도로 집합하여 교육받는 시간도 있다. 또한 방학에는 2주에서 1개월 가량 육군학생군사학교(괴산)에 입교하여 군사훈련을 받아야 한다. 전반적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 체력단련을 하고 수업을 받고 야간 늦게까지 과제를 수행하다보면 몸이 많이 지친다. 그래서 학부만 했을때와 비교하여 학업 효율이 떨어지고 집중력도 낮아지게 된다. (본인의 학군단에 따라 일과는 다를 수 있음.)
단점 2. 군 복무간 자신의 전공과 무관할 업무를 하게될 가능성이 높음. (경력 단절)
육군내 컴퓨터공학과와 관련있는 병과는 정보통신병과가 있다. 육군의 정보통신 병과는 전산분야와 정보통신이 합쳐진 병과이다. 즉 부대의 통신망 개통업무, 네트워크 및 데이터 서버관리 등 전산업무 및 정보보호 업무와 공학과 전혀 무관한 참모직(인사, 군수, 작전, 본부중대장 등) 업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 육군에도 컴퓨터공학과 일치하는 사이버보안업무, 서버관리, 네트워크 장비관리 등 다양한 업무와 조직이 존재하지만 최초 임관하고 부대 및 업무를 선택할 수 없고 랜덤이다. 이후 본인의 특기를 살려 보직과 부대를 이동할 수는 있지만 단기복무 자원이라면 사실상 처음 부대에 계속 머문다고 생각하면 된다.
필자도 컴퓨터공학과, 정보보호학과(복수)를 전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전술통신소대장, 본부중대장으로 근무했다. 개발, 보안 어느 분야에도 일치하는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경력단절로 이뤄질 수 있다. 경력단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퇴근 후 꾸준히 자기개발을 통해 감각을 잃지 않도록 공부해야 한다.
단점 3. 컴퓨터공학도로서 본인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
앞선 2번 내용과 매우 유사한 내용이지만 결과적으로 무관한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개발자로서 자신의 코딩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는 외부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거나 코딩테스트 및 토이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 커리어에 더욱 도움 될 수 있다. 또한 전역 후 개발자로 취업하게 될 경우 장교출신 선발 모집이 매주 적다. 내가 전역한 21년도 기준으로 한국투자증권(개발/보안), BGF리테일(CU편의점, 웹 개발) 두 곳만이 지원할 수 있었다. 즉, 취업 우대사항에 크게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위와 같이 컴퓨터공학도가 ROTC를 하면서 다음과 같은 장단점을 느꼈다. 즉, 정리하자면 컴퓨터공학도로써 커리어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금전적, 사회경험, 리더십 경험으로써는 정말 갚진 경험을 했다. 향후 개발자를 희망하는 입장에서는 경력 단절이 가장 큰 단점으로 꼽을 수 있겠지만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의무복무를 수행해야한다는 점과 군 복무간 퇴근 후 또는 주말 시간을 이용하여 개인적인 전공공부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체력적으로 힘들더라도 자신이 얼마나 노력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학군후보생 2년, 육군 정보통신장교 2년 4개월의 세월 동안 많은 일도 있었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살아가며 평생 잊지 못한 좋은 교훈을 얻었고, 내 마음속 강한 자부심을 갖고 살아갈 것이다. 다시 장교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고민없이 장교의 길을 걸을 것이고, 컴퓨터공학도이면서 학군사관후보생을 희망하는 후배가 있다면 장교 복무를 적극 권장하고 싶다.
(육군 정보통신 예비역 중위 박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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